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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해양국립기념물, 트럼프 행정부 어업 허용에 '위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동부 해안의 유일한 해양국립기념물 내 상업적 어업 금지를 해제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해양 보호 단체들은 이 결정이 취약한 심해 생태계를 파괴할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스쿠버타임즈

2026년 2월 10일 14:35
미국 해양국립기념물, 트럼프 행정부 어업 허용에 '위기'

미국 동부 유일 해양보호구, 상업 어업에 문 열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동부 해안의 유일한 해양 국립 기념물인 '노스이스트 캐니언스 앤 씨마운츠 해양국립기념물(Northeast Canyons and Seamounts Marine National Monument)' 내에서의 상업적 어업 금지 조치를 철회하는 포고문에 서명하면서 해양 환경 보호 단체들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이번 결정은 2016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고대유물법(Antiquities Act)'에 근거하여 해당 지역을 해양국립기념물로 지정하고 상업적 어업을 금지한 지 약 4년 만에 나온 조치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결정이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어업계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으나, 환경 단체들은 이는 단기적인 경제적 이익을 위해 회복 불가능한 해양 생태계를 희생시키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대서양의 세렝게티'로 불리는 해양 생물의 보고

뉴잉글랜드 연안에서 약 24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 해양국립기념물은 약 1만 3,000 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광활한 해역이다. 이곳은 그랜드 캐니언보다 더 깊은 수중 협곡과 해저 화산(해산)들이 자리 잡고 있어 독특한 지형을 자랑하며, '대서양의 세렝게티'라는 별칭으로 불릴 만큼 풍부한 생물 다양성을 지닌 곳이다.

수백 년, 혹은 수천 년 된 심해 산호 군락이 서식하고 있으며, 멸종 위기종인 향고래와 참고래를 비롯한 다양한 고래류, 바다거북, 그리고 수많은 희귀 심해 어종의 중요한 서식지이자 먹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 다이버들과 해양 과학자들에게 이곳은 미지의 심해 생태계를 연구하고 탐사할 수 있는 '살아있는 실험실'로 여겨져 왔다.

환경 단체들, "불법적이고 파괴적인 결정" 강력 반발

자연자원보호협의회(NRDC), 보존법률재단(CLF) 등 주요 환경 단체들은 즉각 성명을 내고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을 맹비난했다. 이들은 이번 조치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대통령의 권한을 남용한 불법적인 행위라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자연자원보호협의회(NRDC)의 브래드 시웰 선임 국장은 "대통령은 우리의 국립 기념물을 마음대로 없앨 법적 권한이 없다"며 "이 독특하고 깨끗한 바다를 보호하기 위해 우리는 법정에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저인망 어업과 같은 상업적 어업 방식이 수천 년에 걸쳐 형성된 섬세한 심해 산호 군락과 해저 생태계를 단 몇 시간 만에 완전히 파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번 파괴된 심해 생태계는 인간의 수명 주기 내에서는 사실상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해양보호구역의 미래에 대한 중대한 선례

이번 결정은 단순히 하나의 해양보호구역을 넘어 전 세계 해양보호구역(MPA)의 미래에 대한 중대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정치적 결정에 따라 법적으로 지정된 보호구역이 쉽게 해제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될 경우, 해양 생태계 보전을 위한 국제적인 노력이 크게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스쿠버타임즈는 이번 사태가 다이빙 커뮤니티와 해양 보호 활동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이버들에게 수중 세계의 경이로움을 선사하는 건강한 바다는 강력한 보호 정책 없이는 지켜질 수 없다. 이번 결정은 바다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해양 보호의 중요성과 시급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계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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