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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보다 빠른 독침, 해파리 쏘임의 과학적 원리

여름철 다이버들을 위협하는 해파리 쏘임의 과학적 원리가 밝혀졌다. 해파리는 '자포'라는 미세한 독침 세포를 총알보다 빠른 가속도로 발사하여 자신을 방어하며, 이 과정에서 주입되는 독소가 인체에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쿠버타임즈

2026년 1월 3일 19:51
총알보다 빠른 독침, 해파리 쏘임의 과학적 원리

여름 바다의 불청객, 해파리

본격적인 다이빙 시즌인 여름이 다가오면서 다이버들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하지만 맑고 투명한 바닷속에는 아름다운 모습 뒤에 치명적인 위험을 숨긴 불청객, 바로 해파리가 존재한다. 해변으로 밀려와 젤리처럼 보이는 이 생명체는 다이버들에게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대상이다.

특히 다이빙 안전 브리핑에서 해파리 주의보는 여름철 필수 항목으로 꼽힌다. 사자갈기해파리(lion’s mane)의 긴 촉수가 다이빙 라인에 붙어 있다가 잠수복으로 가려지지 않은 아주 작은 피부 틈새를 공격하는 사례는 흔하게 보고된다.

총알보다 빠른 독침 '자포'의 비밀

해파리는 말미잘, 산호 등과 함께 자포동물(Cnidarians)로 분류된다. 이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바로 '자포(nematocyst)'라고 불리는 독침 세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자포는 먹이를 기절시키거나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는 데 사용되는 강력한 무기다.

자포는 세포 내 소기관인 골지체에서 생성되며, 펩타이드, 단백질, 인지질 등 다양한 생화학 물질로 구성된 분비물이다. 자포세포는 방어와 사냥 외에도 이동을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

경이로운 발사 속도와 압력

모든 자포는 크기와 모양이 다양하지만 기본적인 구조는 동일하다. 원통형 캡슐 내부에 길고 속이 빈 실이 작살처럼 감겨있는 형태다. 아주 작은 화학적, 물리적 자극만으로도 이 실은 폭발적으로 발사된다.

발사 과정은 경이로울 정도로 빠르고 강력하다. 약 15메가파스칼(150기압)에 달하는 엄청난 정수압에 의해 자포의 실은 최대 40,000G의 가속도로 발사된다. 이는 자연계에서 가장 빠른 생물학적 과정 중 하나로, 강력한 펀치로 유명한 맨티스 쉬림프(10,400G)나 22구경 총알의 가속도를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통증을 유발하는 독소 덩어리는 발사 직전 이 실에 부착되어 목표물의 조직 내로 직접 주입된다. 이 과정은 순식간에 일어나 먹이를 마비시키거나 포식자에게 치명적인 충격을 준다.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책 연구

인간의 피부는 여러 겹으로 이루어져 있어 비교적 큰 자포의 침투를 막아주는 방어막 역할을 한다. 말미잘을 만졌을 때 쏘였다는 느낌보다 끈적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작고 강력한 독침들은 피부 세포를 뚫고 들어와 가벼운 작열감이나 가려움증부터 발적, 부종,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는 심각한 반응까지 일으킬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1억 5천만 명이 해파리에 쏘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과학자들은 바다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위해 자포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보호막, 즉 '초소수성(super-hydrophobic)' 표면을 가진 차단제 개발에 힘쓰고 있다. 물속에서도 피부에 잘 부착되는 소수성 물질을 만드는 것이 연구의 가장 큰 과제다.

자연의 놀라운 적응: 독을 훔치는 생물들

한편, 일부 동물들은 해파리의 자포를 역이용하는 놀라운 적응력을 보여준다. 갯민숭달팽이(nudibranch)와 같은 종은 자포동물을 먹이로 삼은 뒤, 이들의 독침을 훔쳐 자신의 조직에 통합시켜 방어 무기로 사용한다. 이는 '도자(盜刺, kleptocnidae)'라고 불리는 현상으로,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천재적인 생존 전략이다.

원문: bsa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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