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심해에서 발견된 400년의 신비
뉴질랜드 피오르드랜드(Fiordland)의 깊고 어두운 바닷속에서 탐사를 진행하던 해양 과학자들이 기록상 가장 큰 규모에 속하는 거대한 흑산호(Black coral) 군락을 발견해 전 세계 다이빙 및 해양학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군락은 수령이 최대 400년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해양 생태계 보존 연구에 있어 획기적인 자료가 될 전망이다.
웰링턴 빅토리아 대학교(Te Herenga Waka) 연구팀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이 흑산호 군락은 높이가 약 4미터, 폭은 4.5미터에 달하는 경이로운 크기를 자랑한다. 과학자들은 성장 속도를 기반으로 이 산호의 수명을 최소 300년에서 최대 400년 사이로 추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이번 발견의 가치
이번 탐사에 참여한 빅토리아 대학교의 해양생물학자 제임스 벨(James Bell) 교수는 "해양생물학자로서 25년간 활동하면서 본 흑산호 중 단연 가장 큰 크기"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 "우리가 다이빙 중 마주치는 대부분의 흑산호는 크기가 작고, 큰 개체라 하더라도 보통 2~3미터를 넘지 않는다. 이번 발견은 정말 멋진 경험이었다"
라고 소감을 밝혔다.
피오르드랜드에서 주로 발견되는 흑산호는 '안티파텔라 피오르덴시스(Antipathella fiordensis)' 종으로, 성장 속도가 매우 느려 수백 년을 살 수 있는 장수 해양생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처럼 거대한 군락은 산란기에 훨씬 더 많은 생식세포(gamete)를 생산하여 다음 세대의 번식과 생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므로 생태학적 가치가 매우 높다.
벨 교수는 "거대 산호 군락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지도를 제작하면, 다이버나 어선들이 앵커(닻)를 내리거나 통발을 던지는 행위를 방지하도록 안내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소중한 해양 자원을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장 다이버가 전하는 생생한 순간
발견 당시 함께 다이빙에 참여했던 뉴질랜드 자연보존부(Department of Conservation)의 선임 생물다양성 관리자 리처드 킨지(Richard Kinsey) 역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어둠 속에서 거대한 산호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은 정말 특별했다"고 회상하며, > "피오르드랜드에서 해양 관리자로 거의 20년을 일했지만 이렇게 큰 산호는 보기 드물다. 내 기억 속에서는 단연 가장 큰 개체"
라고 증언했다.
참고로 '흑산호'라는 이름은 살아있을 때의 모습이 아닌, 단단한 골격의 색상에서 유래했다. 살아있는 유기체 자체는 실제로는 흰색 폴립으로 덮여있다. 이 종은 뉴질랜드 야생동물법에 따라 보호종으로 엄격히 지정되어 있어 의도적으로 채집하거나 손상시키는 행위는 법적으로 금지된다.
미래 세대를 위한 공동 연구와 다이버들의 역할
현재 빅토리아 대학교 연구팀은 뉴질랜드 자연보존부, 피오르드랜드 해양 보호 단체(Fiordland Marine Guardians)와 긴밀히 협력하여 피오르드 내 보호 산호종의 분포를 연구하고 지도를 제작하는 중요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는 이와 같은 대규모 군락이 얼마나 흔하게 분포하는지 파악하여 체계적인 보존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다.
벨 교수는 이 연구에 있어 다이버 커뮤니티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피오르드랜드 전역에서 다이빙을 하며 4미터가 넘는 대형 흑산호를 목격한 경험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제보해주길 바란다"며, "다이버들의 소중한 정보가 분포 지도를 완성하고 대형 군락의 보편성을 파악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참여를 독려했다. 이번 발견은 아직 인간에게 알려지지 않은 심해의 신비를 보여주는 동시에, 해양 환경 보호를 위한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왜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