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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ARI, 혁신적 eDNA 샘플러로 심해 생물 다양성 연구 가속화

미국 몬터레이만 수족관 연구소(MBARI)가 자율무인잠수정에 탑재 가능한 혁신적인 환경 DNA(eDNA) 샘플링 도구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해수 샘플만으로 해양 생물의 존재를 파악하여 심해 생물 다양성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스쿠버타임즈

2026년 7월 22일 03:12
MBARI, 혁신적 eDNA 샘플러로 심해 생물 다양성 연구 가속화

바닷물 한 방울로 심해 생태계의 비밀을 풀다

미국의 저명한 해양 연구 기관인 몬터레이만 수족관 연구소(MBARI)가 해양 생물 다양성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꿀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였다. 연구소는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워싱턴 대학교와의 협력을 통해 원격조종무인잠수정(ROV)과 자율무인잠수정(AUV)에 탑재할 수 있는 새로운 환경 DNA(eDNA, environmental DNA) 샘플링 도구를 성공적으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eDNA는 생물이 환경에 남긴 유전적 흔적을 의미한다. 피부 세포, 배설물, 점액 등 모든 생물은 주변 환경에 고유의 DNA 조각을 남긴다. 과학자들은 바닷물이나 퇴적물 샘플을 채취하여 이 미세한 DNA 조각을 분석함으로써, 직접 눈으로 관찰하거나 포획하지 않고도 해당 지역에 어떤 생물이 서식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이는 특히 인간의 접근이 어려운 심해나, 포착하기 힘든 희귀 생물을 연구하는 데 있어 획기적인 방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차세대 해양 탐사 로봇의 '새로운 눈'

이번에 MBARI가 개발한 핵심 장비는 '환경 샘플 처리기(Environmental Sample Processor, ESP)'로, '캔 속의 실험실(lab in a can)'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이 장비는 MBARI의 장거리 자율무인잠수정(LRAUV)이나 해저를 기어 다니며 탐사하는 '벤틱 로버(Benthic Rover)'와 같은 최첨단 해양 탐사 로봇에 직접 장착된다.

기존의 eDNA 연구는 잠수정이나 선박을 이용해 특정 지점에서 물병으로 해수를 채취한 뒤, 이를 실험실로 가져와 복잡한 필터링과 분석 과정을 거쳐야 했다. 이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샘플이 오염될 가능성도 존재했다. 하지만 새로운 ESP 시스템은 이 모든 과정을 자동화했다. 탐사 로봇이 목표 지점에 도달하면 ESP가 자동으로 해수 샘플을 채취하고, 특수 필터를 이용해 eDNA를 걸러낸 뒤 보존 처리까지 현장에서 완료한다. 일부 모델은 DNA 분석까지 수행하여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연구소에 전송할 수도 있다.

연구 현장의 목소리: "해양 연구의 지평을 넓히다"

이번 기술 개발은 수십 년간 축적된 MBARI의 공학적, 과학적 역량이 결집된 결과다. MBARI의 연구진들은 이번 성과가 해양 생물학 연구의 속도와 범위를 극적으로 향상시킬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MBARI의 수석 과학자 켈리 굿윈(Kelly Goodwin)은 "이 새로운 도구들은 해양 생태계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을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과거에는 몇 달이 걸렸던 샘플링과 분석 작업을 며칠, 혹은 몇 시간 단위로 단축시켜 거의 실시간으로 해양 생태계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게 되었다"고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활용해 해양 생물들의 일주 수직 이동(diel vertical migration)과 같은 현상을 추적하고, 특정 어종의 산란 지역을 파악하며, 유해 조류 발생을 조기에 경보하는 등 다양한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또한, 기후 변화가 해양 생물 분포에 미치는 영향을 장기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데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이버와 해양 보존에 미치는 영향

이 기술은 비록 다이버들이 직접 접근하기 어려운 심해를 주된 대상으로 하지만, 그 연구 결과는 다이빙 커뮤니티와 해양 보존 노력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DNA 분석을 통해 얻어진 방대한 데이터는 우리가 즐겨 찾는 다이빙 사이트의 생물 다양성을 더욱 정확하게 파악하고, 보이지 않는 위협(예: 침입 외래종의 확산)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해양보호구역(MPA)의 설정과 관리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데에도 결정적인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다. 어떤 생물들이 보호구역 내에 서식하고 번성하는지를 유전적으로 확인함으로써, 보다 효과적인 해양 보존 정책을 수립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MBARI의 이번 기술 혁신은 인간의 눈이 닿지 않는 깊은 바닷속 생명의 신비를 밝히고, 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바다를 지키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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