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전의 기억, '거대한 수족관' 스워니지 피어
영국잠수클럽(BSAC)이 발행하는 '스쿠버(SCUBA)' 매거진이 '2025 잊지 못할 다이빙(A Dive to Remember)' 글쓰기 공모전의 출품작을 통해 영국 남부 해안의 대표적인 쇼어 다이빙 명소인 스워니지 피어(Swanage Pier)를 재조명했다. 다이버 산드라 스토커(Sandra Stalker)는 24년 전 처음 경험했던 스워니지 피어 다이빙의 생생한 기억을 기고문을 통해 공유하며 독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잉글랜드 도싯(Dorset) 주에 위치한 스워니지 피어는 본래 빅토리아 시대에 외륜선을 수용하기 위해 건설된 부두다. 현재는 최대 수심 5m의 얕고 조류가 거의 없어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모든 레벨의 다이버가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쇼어 다이빙 포인트로 명성이 높다.
스토커는 2001년 어느 맑은 여름날, 원래 계획했던 다이빙 포인트의 기상이 악화되자 동료와 함께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스워니지 피어를 대안으로 찾았다고 회상했다. 그녀는 당시의 감동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2001년 처음 스워니지 피어에서 다이빙을 마치고 로그북에 이렇게 적었다. '와, 와, 와. 마치 거대한 수족관 안에 있는 것 같다!' 쉽게 흥분하는 성격이긴 하지만, 24년이 지난 지금도 그날의 다이빙은 모든 순간이 선명하게 기억난다."
빛과 생명이 빚어내는 수중 대성당
그녀의 묘사에 따르면, 부두 구조물 아래로 입수하자마자 마법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낡은 널빤지 틈새로 쏟아지는 빛줄기는 마치 연극 무대의 조명처럼 물속을 비추며 황홀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부두를 지탱하는 기둥들은 보석으로 장식된 듯 화려한 붉은색과 노란색 해면, 햇살에 반짝이는 멍게들로 가득했다. 구멍 밖으로 머리를 빼꼼 내민 톰팟 블레니(Tompot blenny)와 그 주위를 춤추듯 유영하는 선명한 오렌지색의 블랙페이스 블레니(Blackface blenny)가 다이버 일행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관찰했다.
부두 중앙부로 나아가자 공간은 마치 대성당의 돔처럼 넓게 트이며 빛이 사방에서 쏟아져 들어왔다. 그곳에서 스토커는 숨을 멈추고 평생 잊지 못할 광경을 목격했다. 수천 마리에 달하는 뱅어(smelt) 떼가 부두 기둥을 프레임 삼아 거대한 수족관 속에서처럼 유영하고 있었던 것이다. 약 10m에 달하는 맑은 시야 속에서 뱅어 떼는 은빛 비늘을 반짝이며 구조물 사이를 짜임새 있게 오갔고, 그 주변에서는 농어와 같은 대형 포식자들이 먹잇감을 몰며 역동적인 생태계를 연출했다.
은빛 반짝임의 샤워를 통과해 부두 가장 끝, 비교적 어두운 구역에 도달하자 또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기둥에는 섬세한 폴립을 자랑하는 흰색의 '죽은 자의 손가락(Dead men’s fingers)' 연산호 군락이 자리 잡고 있었고, 그 위에는 선명한 자홍색의 에드문드셀라 페다타(Edmundsella pedata) 갯민숭달팽이가 아름다움을 뽐냈다. 또한, 파이프 밖을 엿보는 거대한 붕장어(conger eel), 틈새에 숨어 다이버에게 집게발을 뻗는 바닷가재, 가까이 다가가면 깃털 같은 아가미를 순식간에 숨기는 쌍부채관갯지렁이(twin fan worm) 등 다채로운 생명체들이 가득했다. 심지어 해저에는 똑바로 세워진 벤치도 발견되어 웃음을 자아냈다.
초보부터 전문가까지, 모두를 위한 다이빙 명소
스토커는 출수하는 여정 또한 입수할 때와 마찬가지로 경이로운 볼거리로 가득했으며, 총 다이빙 시간은 1시간 30분을 훌쩍 넘겼다고 밝혔다. 얕은 수심 덕분에 여유롭게 스워니지 피어라는 수중 극장의 모든 것을 만끽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녀는 기고를 마치며 "조류가 없고 길 찾기가 쉬우며, 접근성이 뛰어난 데다 크고 작은 해양 생물이 풍부해 모든 수준의 다이버에게 완벽한 다이빙 사이트"라고 스워니지 피어를 극찬했다. 이 기고문은 단순한 개인의 경험담을 넘어,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 다이빙 포인트가 가진 무한한 매력과 가치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한편, BSAC는 이번 기고문처럼 '나의 스쿠버/스노클링 이야기(My scuba/snorkel story)'라는 주제로 회원들의 다양한 다이빙 및 스노클링 경험담을 이메일(marketing@bsac.com)을 통해 상시 모집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다이빙 커뮤니티 내 소통을 활성화하고 스쿠버 다이빙의 매력을 널리 알리는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