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 항구부터 호놀룰루, 오만만에 이르기까지, 기존에 산호초 형성 종이 서식하기 부적합하다고 여겨졌던 지역에서 일부 산호가 활발히 번성하고 있다는 증거가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이는 건강한 산호 서식지에 대한 기존의 통념을 뒤엎는 결과다.
수십 년 동안 해양 과학자들은 깨끗하고 따뜻하며 영양염류가 적은 열대 바다를 건강한 산호초 형성의 필수 조건으로 여겨왔다. 탁한 항구, 퇴적물이 많은 해안선, 공업 항구 등은 시야가 확보되지 않으며 산호가 생존하기 어려운 척박한 환경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최근 축적되는 연구 결과들은 이러한 기존 시각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마이애미에서 발견된 산호 사례는 단일한 예외에 그치지 않는다. 과학자들은 과거 산호초 발달에 부적합하다고 판단되었던 여러 환경에서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는 산호 군락을 다수 기록했다.
연구진은 호주 대보초(Great Barrier Reef)의 타운즈빌과 마그네틱섬 사이의 자연적으로 탁도가 높은 해역에서 광범위하게 형성된 산호초를 확인했으며, 오만만의 산호초 역시 퇴적물 함량이 높은 해역에서 흔히 발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표된 종합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이른바 탁도 산호초(turbid reefs)는 기존 예상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분포해 있어 학술적인 관심과 연구가 시급한 것으로 평가됐다.
환경적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산호의 적응력
과학자들은 이러한 발견이 오염이 산호에 이롭다거나 해안 개발이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퇴적물 유입, 영양염류 과다 및 수온 상승은 여전히 전 세계 산호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이러한 독특한 산호 군락의 존재는 일부 산호 종이나 지역 개체군이 기존에 생존 한계를 넘어선 것으로 여겨졌던 환경 조건에 적응하거나 적응성을 발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기후변화가 해양 생태계를 빠르게 변화시키는 상황에서, 이들 산호의 생존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연구는 갈수록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생태계 보전을 위한 새로운 연구 방향
이에 따라 많은 연구자들은 항구, 하구, 자연적으로 탁도가 높은 해역에 존재하는 산호초를 단순한 생태학적 예외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우선적인 연구 및 보전 대상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회복력이 뛰어난 산호 군락은 다음과 같은 환경적 스트레스 요인을 견뎌내는 메커니즘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고수온 환경에 대한 내성 높은 퇴적물 유입 및 낮은 시야 조건 연안 오염 물질 및 인공 구조물 부근의 환경적 스트레스
이러한 지식은 궁극적으로 다른 해역의 산호초 복원 및 보전 전략을 개선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존재해서는 안 되는 곳'에서 자라나는 산호가 산호초의 근본적인 생물학적 법칙을 다시 쓰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는 자연이 인간의 오랜 통념보다 훨씬 더 뛰어난 적응력을 가지고 있으며 복잡한 생태적 기전을 지니고 있음을 상기시켜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