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워터 자격증 교육 과정에서는 수심 제한에 대한 설명이 빠지지 않는다. 오픈워터 다이버 과정을 마치면 최대 수심 18m까지 다이빙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 이때 교육생 중 누군가는 장난스럽게 18m를 약간이라도 넘어서 다이빙하면 어떻게 되는지 묻곤 한다. 이에 대한 다이빙 강사들의 답변은 항상 동일하다. 수중에는 다이버를 단속하는 스쿠버 경찰이 없다는 것이다.
바닷속에는 다이버의 안전 수칙 위반을 단속하거나 과태료를 부과하는 수중 단속 기관이 존재하지 않는다. 산호 뒤에 숨어서 단속하는 감시원도 없다. 다이빙 한계를 넘어서거나 환경 조건을 무시하고, 점검을 생략한 채 위험한 결정을 내리더라도 이를 물리적으로 제지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물속에 들어가는 순간 다이버는 오직 자신과 버디, 그리고 스스로의 판단력에 의존해야 한다. 레크리에이션 다이빙은 개인이 지는 철저한 책임감을 바탕으로 운영된다. 자신의 한계를 정확히 이해하고 자신과 타인을 위험에 빠뜨리는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가 다이빙 시스템의 바탕을 이룬다.
그러나 이러한 자유는 때로 안일함을 부르기도 한다. 다이빙에서는 잘못된 판단을 내리더라도 당장 사고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다이버들은 단지 운이 좋았던 상황을 자신의 실력으로 착각하거나, 위험을 피한 것을 스스로의 역량이 뛰어난 것으로 오인하기 쉽다. 안전 절차를 한 번 생략했음에도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면 다이버는 해당 절차가 실제로 중요하지 않으며 주변의 우려가 과도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처럼 작은 편의주의가 반복되면서 안전 기준은 서서히 무너지게 된다.
하지만 수중의 물리학 법칙은 다이버의 자신감이나 과거 경험을 고려하지 않는다. 수압과 기체의 법칙은 다이버가 얼마나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지, 또는 이전에 경험이 있는 지와 상관없이 일정하게 작동한다. 인체는 수중 환경의 법칙에 그대로 반응할 뿐이다. 안전 수칙을 무시한 채 다이빙을 이어가며 좋은 사진과 추억을 남길 수도 있지만, 수중 환경 변화나 작업 부하가 늘어나는 순간 작은 문제는 순식간에 대형 사고로 확대된다.
다이빙 수칙과 한계는 다이버의 즐거움을 방해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수십 년 동안 수많은 다이버들이 겪은 경험과 아슬아슬했던 순간, 때로는 비극적인 사고를 통해 축적된 교훈의 결과물이다. 교육 과정에서 배우는 모든 안전 절차는 과거 누군가가 그 중요성을 뼈저리게 깨달았기 때문에 제정된 것이다.
다이빙 전 안전 점검인 BWRAF 역시 마찬가지이다. 일부 다이버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입수 전 점검을 형식적인 절차로 치부하곤 한다. 그러나 노련한 다이버일수록 장비를 착용할 때마다 예외 없이 다이빙 전 안전 점검을 수행한다. 점검에 소요되는 시간은 불과 수 초에 불과하지만, 이를 통해 수중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장비 결함이나 산소 공급 차단과 같은 치명적인 문제를 사전에 발견할 수 있다. 수중에서 자신과 버디의 안전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이러한 기본 절차를 지속적으로 준수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