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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뉴스

사상 최초, 남극 심해에서 잠꾸러기상어 영상 촬영 성공

남극 해역에서 사상 최초로 잠꾸러기상어가 수중 카메라에 포착되어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인한 해수 온도 상승이 상어의 서식지 확장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이번 발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쿠버타임즈

2026년 2월 20일 22:26
사상 최초, 남극 심해에서 잠꾸러기상어 영상 촬영 성공

남극 대륙의 얼음 아래, 미지의 포식자 첫 등장

지구상에서 가장 춥고 외딴 바다로 알려진 남극 해역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상어가 살아 움직이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었다. 이번 발견은 기후 변화가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과학자들과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다이버들에게 큰 놀라움과 함께 새로운 연구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오랫동안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서 상어와 같은 해양 생물들이 과거에는 너무 차가워서 서식할 수 없었던 남반구의 차가운 바다로 이동할 수 있다는 가설을 제기해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남극처럼 극단적인 저온 환경에서 상어의 존재를 영상으로 직접 확인한 사례는 전무했다. 이번 영상은 이러한 가설을 뒷받침하는 강력하고도 최초의 시각적 증거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전문가들 "놀랍고도 의미 있는 발견"

이번 연구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호주 찰스 다윈 대학교의 보존 생물학자 피터 카인(Peter Kyne)은 이 발견에 대해 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이전까지 이렇게 남쪽 깊은 곳에서 상어가 기록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재확인하며 이번 발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정말 대단한 발견입니다. 상어는 있어야 할 곳에 있었고, 카메라도 완벽한 위치에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우리는 이 위대한 영상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학술적으로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카인 박사의 말처럼, 이번 발견은 적절한 장비가 적절한 시간과 장소에 있었기에 가능했던 '행운의 조우'였다. 하지만 이 행운은 남극 해양 생태계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따뜻한 수층에 숨어든 상어의 비밀

그렇다면 이 잠꾸러기상어(sleeper shark)는 어떻게 혹한의 남극 바다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연구를 주도한 제이미슨(Jamieson) 교수는 남극해의 독특한 해수층 구조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남극해는 온도와 염분에 따라 여러 개의 층으로 나뉘는 '성층(stratified)' 구조를 이루고 있는데, 상어가 발견된 수심이 바로 그중 가장 따뜻한 수온을 유지하는 층이었다는 것이다.

제이미슨 교수는 다른 종류의 남극 상어들도 비슷한 수심에 서식하며, 고래나 대왕오징어 등 거대 해양 생물의 사체를 먹이로 삼아 살아갈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는 남극 심해 생태계가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활발한 먹이 사슬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관측의 한계와 미래의 과제

우리가 가까운 시일 내에 남극에서 또 다른 상어를 만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제이미슨 교수는 현재 남극 해역의 특정 수심에 설치된 연구용 카메라의 수가 매우 적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지적했다. 더욱이 이 카메라들은 남반구의 여름에 해당하는 12월부터 2월까지만 제한적으로 운영된다.

"연중 75%에 해당하는 나머지 기간에는 아무도 그곳을 들여다보지 않습니다. 저는 바로 이것이 우리가 이따금씩 이런 놀라운 발견과 마주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말처럼, 우리의 관측이 미치지 못하는 광대한 시간과 공간 속에 아직 밝혀지지 않은 수많은 비밀이 숨어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발견은 전 세계 다이버와 해양 과학자들에게 남극 심해라는 마지막 미개척지에 대한 탐험의 필요성과 해양 환경 보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 앞으로의 연구를 통해 남극의 숨겨진 생태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지속적인 관심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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