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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 앞바다서 세계 최대 중세 상선 '코그' 발견

덴마크 코펜하겐 앞바다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중세 상선 '코그(cog)'가 발견됐다. 600년간 잠들어 있던 이 난파선은 중세 조선 기술과 무역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쿠버타임즈

2026년 1월 6일 15:28
코펜하겐 앞바다서 세계 최대 중세 상선 '코그' 발견

덴마크 앞바다에서 600년간 잠들어 있던 중세의 거함 발견

덴마크 바이킹 선박 박물관(Viking Ship Museum) 소속 해양 고고학자들이 수도 코펜하겐 인근 해역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중세 상선 '코그(cog)'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 발견은 덴마크와 스웨덴 사이의 외레순(Øresund) 해협에서 코펜하겐의 새로운 해안 지구인 '리네테홀름(Lynetteholm)' 건설과 연계된 해저 조사를 진행하던 중 이루어졌다.

약 600년 동안 모래와 진흙 속에 묻혀 있던 이 난파선은 지금까지 발견된 코그 유형의 선박 중 가장 큰 것으로, 15세기 북유럽의 조선 기술과 장거리 무역에 대한 획기적인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배는 발견된 해협의 이름을 따 '스벨겟 2(Svælget 2)'로 명명되었다.

이번 발굴을 이끈 바이킹 선박 박물관의 해양 고고학자 오토 울둠(Otto Uldum)은 "이번 발견은 해양 고고학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사건"이라며, "우리가 아는 한 가장 큰 코그이며, 중세 시대 가장 거대한 무역선의 구조와 선상 생활을 이해할 수 있는 독보적인 기회를 제공한다"고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세의 '슈퍼 선박', 그 규모와 역사

사진 측량 기술로 복원된 '스벨겟 2'의 선체는 길이 약 28미터, 너비 9미터, 높이 6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고고학자들은 이 배의 화물 적재량이 약 300톤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당시 기준으로 엄청난 수송 능력으로, '스벨겟 2'가 당대 '슈퍼 선박'이었음을 시사한다.

선체에 사용된 목재 판자의 나이테를 분석하는 연륜연대학적 분석 결과, 이 배는 1410년경에 건조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시기는 코그가 북유럽 해상 무역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때와 일치한다. 대형 코그는 비교적 적은 수의 선원으로 운항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덴마크 최북단 스카겐(Skagen) 항구를 돌아 북해에서 발트해로 들어가는 위험한 항해를 견딜 수 있도록 견고하게 만들어졌다.

고도로 조직화된 15세기 무역 네트워크의 증거

고고학자들은 '스벨겟 2'와 같은 거대한 선박의 존재 자체가 15세기 북유럽에 광범위하고 고도로 조직화된 무역 시스템이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라고 설명한다. 상인들은 자신들이 운반하는 상품에 대한 확실한 시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이처럼 막대한 투자가 가능했다는 것이다.

울둠은 "이렇게 큰 화물 용량을 가진 배는 상인들이 운송하는 상품의 시장이 있다는 것을 아는 구조화된 시스템의 일부"라며 "'스벨겟 2'는 중세 시대에 무역이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보여주는 실질적인 예시"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이는 소금, 목재, 벽돌 또는 기본 식료품과 같은 일상적인 상품이 대량으로 거래되었다는 명백한 증거이며, 조선업자들은 부피가 큰 화물을 운송하기 위해 가능한 한 배를 크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건조, 보존 그리고 항해 기술

선박 목재에 대한 정밀 분석 결과, '스벨겟 2'는 두 개의 다른 지역에서 온 오크나무로 만들어졌다는 흥미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선체 외판은 현재 폴란드에 속하는 포메라니아(Pomerania) 지역에서 조달된 목재로 만들어졌고, 선박의 뼈대에 해당하는 프레임은 네덜란드산 목재가 사용되었다. 이는 당시 선박이 수입된 외판과 현지에서 조달된 구조용 목재를 함께 사용하여 네덜란드에서 건조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울둠은 "이것은 목재가 포메라니아에서 네덜란드로 수출되었고, 이 거대한 코그를 건조할 전문 기술이 있던 네덜란드에서 배가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려준다"고 말했다.

난파선은 약 13미터 수심의 모래 속에 파묻혀 있어 외부 충격과 부식으로부터 보호될 수 있었다. 특히 용골에서부터 갑판 상단 가장자리(gunwale)에 이르는 배의 우현 전체가 비교적 온전하게 보존되어 있어, 다른 발견에서는 거의 보존되지 않는 선박의 구조적 세부 사항을 연구할 수 있게 되었다. 연구팀은 또한 돛을 조정하기 위해 밧줄을 통과시키는 나무 부품인 '데드아이(deadeyes)'를 포함하여 선박의 항해 장비(rigging) 유물을 대거 발굴했다.

울둠은 "삭구(rigging)의 많은 부분이 남아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우리는 이런 것을 본 적이 없으며, 이는 코그가 항해를 위해 어떻게 장비되었는지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말할 수 있는 진짜 기회를 제공한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600년 전 선상 생활을 엿보다

고고학자들은 이번 발굴에서 중세 시대 그림에는 자주 묘사되지만 고고학적으로는 거의 보존되지 않는 구조물인 목조 선미루(stern castle)의 상당 부분을 확인했다. 선미루는 선장이나 상인들의 거주 공간 및 지휘 공간으로 사용되던 곳이다.

이와 함께, 팀은 덴마크 해역에서 확인된 가장 오래된 사례로 여겨지는 벽돌로 지은 주방(galley)의 흔적도 발견했다. 주방 유적에서는 청동 조리용 냄비, 도자기 그릇, 그리고 생선과 다른 육류의 뼈가 발견되어 당시 선원들의 식생활을 엿볼 수 있게 했다.

울둠은 "우리는 선미루에 대한 그림 자료는 많이 가지고 있었지만, 보통 배의 바닥 부분만 살아남기 때문에 실제로 발견된 적은 없었다. 이번에 우리는 고고학적 증거를 확보한 것"이라며, "또한 중세 선박에서 벽돌로 만든 주방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이번 발견의 희소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번 '스벨겟 2'의 발견은 단순한 난파선 발굴을 넘어, 중세 북유럽의 경제, 사회, 기술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진행될 연구를 통해 600년 전 바다를 누볐던 거대 상선의 비밀이 더 많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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