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이구아나(Amblyrhynchus cristatus)는 갈라파고스 제도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해양 생물 중 하나다. 작가이자 다이빙 전문가인 데이비드 레너드는 2,500회의 다이빙 기록을 보유하고 미크로네시아 다이빙 가이드북을 집필하는 등 활발히 활동했으나, 지난 2008년 아들 에이브러햄이 태어난 이후 다이빙 장비를 내려놓았다. 그는 아들을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원으로 키우기 위해 아버지로서의 역할에 전념해 왔다.
하지만 2021년, 13세가 된 에이브러햄이 다이빙 자격증 취득을 원한다는 뜻을 밝히며 상황은 반전되었다. 레너드는 다시 장비를 정비하고 아들을 위한 새 장비를 구입해 본격적인 부자(父子) 다이빙을 시작했다. 이들은 바하마에서 상어 다이빙을 경험하고 코스타리카에서 에이브러햄의 어드밴스드 및 나이트록스 교육 과정을 마무리하며 실력을 쌓았다. 에이브러햄은 아버지가 평생 몸담았던 다이빙의 세계를 직접 경험하며 수중 세계에 매료되었다.
이번 갈라파고스 여행은 총 4번의 비행과 24시간이 소요되는 긴 여정이었다. 과거 2002년 방문 당시의 차가운 물과 강한 조류를 기억하는 레너드였지만, 아들의 눈으로 세상을 다시 바라보는 일은 그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들은 에콰도르 키토를 거쳐 산크리스토발 섬으로 이동했고, 다윈 섬과 울프 섬을 포함한 8일간의 원정 다이빙을 진행했다.
이동 과정에서 겪은 에콰도르의 소박한 모텔에서의 하룻밤은 부자에게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레너드는 아들을 든든한 여행 파트너로 평가했다. 과거에는 부모가 아들을 챙겨주었으나, 이제는 아들이 여행의 준비와 안전을 꼼꼼히 살피며 부모를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에이브러햄 또한 여행마다 철저한 준비와 경계를 강조하는 아버지의 방식을 배우며 스스로 성장하고 있음을 체감했다. 럭셔리 라이브어보드인 '갈라파고스 스카이' 호에 탑승한 이들은 다이빙 여정을 통해 단순한 여행을 넘어 세대를 잇는 깊은 유대감을 확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