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해 지역의 산호초 복원을 지원하고 감소하는 산호 개체군의 유전적 다양성을 증대하기 위한 새로운 유충 교환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멸종 위기종의 유전적 복원을 전문으로 하는 보존 단체인 'Revive & Restore'의 지원을 받아 SECORE가 주도하는 '카리브해 산호 유충 교환 프로그램(Caribbean Coral Larvae Exchange Program)'은 산호 유충을 자연 서식지 전역으로 이동시켜 기존 개체군 내의 유전적 다양성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근 카리브해 전역의 산호 개체군은 ‘산호 조직 소실병(SCTLD)’의 지속적인 확산과 해수 온도 상승에 따른 반복적인 백화 현상으로 인해 크게 감소했다. 특히 플로리다 연안의 산호초들은 이러한 재난으로 인해 높은 폐사율을 기록했으며, 이로 인해 번식이 가능한 건강한 산호 군락의 수가 줄어들고 생존 군락 간의 거리가 멀어지는 결과가 초래되었다. 이러한 환경은 군락 내 근친교배의 위험을 높여 질병이나 수온 변화에 취약한 세대를 양산하는 원인이 된다.
SECORE의 수석 과학 책임자인 마가렛 밀러 박사는 “과거 산호 개체군은 자연적으로 산호초와 섬 사이에서 유충을 교환하며 번성했으나, 현재는 개체 수가 급감하면서 이러한 자연적 교환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개별 지역 내의 제한된 모체 군락만으로는 인위적인 번식 노력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얕은 물에서 빠르게 성장하며 가지 모양의 구조를 형성하는 멸종 위기종 ‘엘크혼 산호(Acropora palmata)’가 이번 프로그램의 핵심 대상종으로 선정되었다. 한때 카리브해 얕은 바다의 우점종이었던 엘크혼 산호는 최근 급격히 쇠퇴하여 상당수 지역에서 자취를 감추거나 개체 수가 크게 줄었다. 특히 플로리다 해역에서는 이미 기능적으로 멸종된 것으로 간주할 만큼 개체군이 파편화되어 있다.
Revive & Restore의 해양 및 기후 담당 이사인 리브 리버만 박사는 “카리브해와 같이 작고 긴밀하게 연결된 지역에서는 산호 개체군과 그들이 직면한 위협이 국제적 경계를 넘나들기에 대응책 또한 범국가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지역 간 복원 전문가들의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조정된 산호 관리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전략적 인프라 투자 성격을 띤다.
지난 3월 도미니카 공화국 푼타카나에서 열린 워크숍에는 도미니카 공화국, 온두라스, 보네르, 콜롬비아, 미국, 미국령 버진 아일랜드 등 카리브해 전역의 산호 복원 단체들이 참여했다. 참여 기관들은 산호 유충의 기증자와 수혜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며 지역별 종 다양성을 확장할 계획이다.
오는 8월 산호 산란기에 맞춰 시범적인 유충 교환이 계획되어 있으나,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및 유전 자원의 국가 간 이동을 규제하는 ‘나고야 의정서’ 등 넘어야 할 규제적 과제들이 남아 있다.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야생동물 거래 전문가 스티븐 브로드에 따르면, 국제 협약에 따라 각국은 산호의 불공정한 착취를 방지하기 위한 법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본 프로그램의 명확한 보존 목적에도 불구하고 국가별로 상이한 법규에 따른 승인 절차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주최 측은 성과를 거두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카리브해 전역의 산호 개체군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