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 아티틀란 호수 밑에 잠겨 있던 수중 유적지가 최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진은 이 유적지가 파편화된 유물이 아닌, 구조화된 마야 문명의 정착지라는 사실을 최종 확인했다.
그동안 대중 매체에서 이른바 '마야의 아틀란티스'로 불려 온 '사마바지(Samabaj)' 유적지는 수십 년간 고고학계의 관심 대상이었다. 하지만 최근 해양 고고학 저널(Journal of Maritime Archaeology)에 게재된 연구 결과는 이 지역이 콜럼버스 이전 시대의 응집력 있는 정착지였으며, 호수 수위가 점진적으로 상승하면서 물에 잠겼다는 점을 명확히 규명했다.
사마바지의 존재가 처음 알려진 것은 1990년대 초반이다. 다이버 로베르토 사마요아가 아티틀란 호수 표면 아래에서 석조 구조물들을 발견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고고학자들은 호수 바닥에 분포한 광장, 계단, 제례 시설 등을 기록하며 이곳이 선고전기 마야 시대에 번성했던 호숫가 공동체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최근의 변화는 상세한 데이터 분석이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2022년에 실시된 소나 매핑과 수중 탐사 등 최신 현장 조사는 유적지 배치에 대한 더욱 명확한 지도를 제공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해당 구조물들이 흩어진 건축 파편이 아니라 하나의 조직적인 정착지를 구성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사마바지가 갑작스러운 대재앙으로 파괴된 것이 아니라, 화산 및 지질학적 활동과 연계된 호수 수위의 자연적인 변화로 인해 서서히 잠겼다는 학설을 뒷받침한다.
이러한 구분은 매우 중요하다. '아틀란티스'라는 신화적인 명칭은 대중의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으나, 실제 고고학적 가치를 왜곡할 위험이 있다. 사마바지는 플라톤이 묘사한 전설 속의 도시와는 무관하며, 신화가 아닌 환경 변화에 따른 인류의 적응을 보여주는 실존하는 역사적 장소다.
아티틀란 호수는 가파른 언덕과 원주민 공동체로 둘러싸인 중앙아메리카의 대표적인 화산 호수다. 수면 아래 감춰진 사마바지는 일반적인 다이빙 명소와는 다르다. 시야 확보의 어려움과 수심 문제, 유적 보존의 중요성 때문에 전문 연구자들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유적은 수중 고고학의 중요성을 일깨우며, 기술 발전에 힘입어 유적을 훼손하지 않고도 인류의 문화유산을 기록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사마바지에 대한 최신 연구는 30년 넘게 이어진 탐사의 연장선에 있다. 이 유적지는 이제 신화가 아닌 환경 변화에 의해 형성된 마야 정착지로 이해되고 있다. 이는 수중 세계가 단순한 산호초나 난파선을 넘어, 인류 역사의 거대한 장이 잠들어 있는 공간임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