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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 몸속에서 검출된 코카인? 세간의 이목을 끄는 연구 뒤에 숨겨진 진실

최근 바하마 인근 상어 체내에서 코카인을 포함한 인간의 의약품 성분이 검출되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번 연구는 상어가 약물에 취해 이상 행동을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인류의 일상적인 활동으로 인한 화학적 오염이 해양 생태계 전반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스쿠버타임즈

2026년 3월 31일 01:34
상어 몸속에서 검출된 코카인? 세간의 이목을 끄는 연구 뒤에 숨겨진 진실

빠르게 확산되는 헤드라인은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기 마련이다. ‘코카인 양성 반응을 보인 상어’라는 표현은 자칫 클릭을 유도하는 가십거리처럼 들리지만, 이번 사례는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학술지 ‘환경 오염(Environmental Pollution)’에 발표된 동료 심사 연구에 따르면, 바하마 인근의 상어 체내에서 코카인을 포함한 인간의 의약품 흔적이 발견되었다. 자극적인 보도를 걷어내고 나면, 다이버들이 여전히 청정 구역이라고 믿는 해역까지 오염물질이 침투했다는 훨씬 더 심각하고 본질적인 문제가 드러난다.

‘낙원의 약물: 바하마 상어에서 검출된 카페인, 코카인 및 진통제’라는 제목의 이 연구는 엘류테라 섬 인근 상어 85마리의 조직 샘플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총 28마리의 상어에게서 인간 유래 화합물이 측정 가능한 수준으로 검출되었다. 검출된 성분에는 카페인, 아세트아미노펜(해열진통제), 디클로페낙(소염진통제) 등이 포함되었으며 코카인도 그중 하나였다.

코카인은 대중의 관심을 끄는 요소이지만, 연구의 핵심은 아니었다. 오히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평범한 물질들이 훨씬 더 일관되게 검출되었다는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이 연구는 상어가 약물에 취해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이거나 공격성이 변화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번 결과가 다이버들의 상어 접근 방식에 변화를 주어야 할 이유는 없다.

이번 발견은 상어가 약물에 중독되었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결국 무엇이 바다로 흘러들어가는가에 대한 경고다. 오염물질의 경로는 폐수 처리가 미흡한 지역의 하수도일 가능성이 크다. 관광, 보트 운항, 해안가 개발 등이 이러한 오염을 가속화하고 있다. 바하마는 산업 단지가 밀집한 곳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오염 문제가 이미 많은 사람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광범위하다는 점을 방증한다.

상어는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다. 상어에게서 오염물질이 검출되었다는 것은 해당 물질들이 이미 하위 생태계부터 상위 포식자에 이르기까지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장기적인 영향은 아직 연구 중이지만, 해양 생물학계의 초기 연구들은 의약품 노출이 다른 해양 종의 행동과 생리에 변화를 줄 수 있음을 시사해 왔다.

이는 우리가 흔히 일상과 분리된 ‘피난처’로 생각하는 바다가 사실은 일상생활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플라스틱처럼 눈에 보이는 오염은 쉽게 주목받지만, 화학적 오염은 눈에 보이지 않고 설명하기 어려워 간과되기 쉽다. 상어는 그저 신호일 뿐이다. 이번 연구는 인간이 도달하지 않았다고 믿는 청정 구역조차 인간 활동의 누적된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명확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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