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9년, 스페인 탐험가 돈 트리스탄 데 루나는 오늘날 미국 플로리다주 펜서콜라에 최초의 유럽인 정착지를 건설했다. 그러나 이 정착지는 파괴적인 허리케인으로 인해 짧은 역사를 뒤로하고 사라졌으며, 멕시코만 해안의 모래사장 아래로 기억 속에서 잊혔다. 플로리다 남부에서 텍사스 해안까지 뻗어 있는 이 지역은 수 세기 동안 원주민, 탐험가, 정착민, 해적들의 삶의 터전이자 미지의 장소였다. 오늘날 이곳은 다이버들에게 수중 모험의 세계로 각광받고 있으며, 특히 해양 생태계 보존과 관광 활성화를 목적으로 수장된 다양한 인공 난파선들이 탐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난파선인 항공모함 USS 오리스카니(USS Oriskany)호는 길이 278m 규모의 거함으로, 2006년 5월 17일 펜서콜라 패스 남동쪽 약 41.7km 지점, 수심 65m 지점에 안착했다. 당시 미국 연안에 수장된 최대 규모의 인공 어초였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건조된 에섹스급 항공모함인 이 배는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으며, 1976년 퇴역할 때까지 태평양을 주 무대로 활동했다.
탐사팀이 잠수했을 당시, 인근을 배회하는 바라쿠다 떼와 마주할 수 있었다. 열대성 저기압의 영향으로 가시거리는 약 9m 정도로 다소 짧았으나, 수심 20m 지점에 위치한 함교 상부 구조물에 도달하자 미국 국기와 POW-MIA 깃발이 거센 조류에 휘날리는 장관이 펼쳐졌다. 20년의 세월 동안 난파선은 조개류, 산호, 조류로 뒤덮여 훌륭한 인공 어초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었으며, 비행갑판은 수심 43m, 격납고는 50m, 해저 바닥은 64m 이상의 깊이에 위치해 있어 전문적인 다이빙 장비와 기술이 요구된다.
이어 탐사팀은 플로리다 데스틴으로 이동해 연안과 근해의 난파선을 추가 탐사했다. 데스틴 앞바다 수심 18m 지점에 1997년 수장된 예인선 미스 루이즈(Miss Louise)호에서는 수백 킬로그램에 달하는 거대한 골리앗 그루퍼(Goliath grouper) 두 마리를 마주하는 놀라운 경험을 했다. 어두운 선체 내부에서 울려 퍼지는 낯선 소음은 난파선이 단순한 금속 덩어리가 아니라, 수많은 해양 생명체의 안식처이자 역사를 간직한 생생한 공간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