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방부(MoD)는 1986년 제정된 군사 유해 보호법(PMRA)에 의거하여, 특정 군함 난파선들을 '통제 구역(Controlled Site)'으로 지정하는 새로운 법적 조치를 시행했다. 이에 따라 지정된 3곳의 군함 난파선은 국방부의 서면 허가 없이는 잠수 활동이 불가능해졌다.
영국 국방부는 이전부터 군용 항공기와 마찬가지로 모든 군사 관련 난파선을 자동으로 '보호 구역(Protected Places)'으로 지정하겠다는 방침을 공공연히 밝혀왔다. 이번 조치는 이러한 정책의 연장선상에 있다.
사건의 발단은 영국의 저명한 난파선 전문 다이버 돔 로빈슨이 발견한 선박 종이었다. 로빈슨은 해당 종을 수거한 뒤 유실물 관리 당국에 즉각 신고했으며, 이후 복원과 전시를 위해 캐나다 해군 측에 직접 전달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신속한 인계를 위해 인양에 따른 법적 권리까지 포기한 바 있다.
개정된 PMRA에 따르면, 영국 수역 내에서 군사 임무 수행 중 침몰한 모든 국적의 선박(무장 상선 포함)은 자동으로 보호 구역으로 지정된다. 이들 선박을 만지거나 훼손하는 행위는 법적 처벌 대상이 된다. 특히 '통제 구역'으로 개별 지정된 곳은 국방부의 라이선스를 보유한 다이버만이 접근할 수 있도록 보호 수준을 한층 강화했다. 현재 이 3곳을 포함해 영국 내 총 16척의 난파선이 통제 구역으로 관리되고 있다.
이에 대해 로빈슨은 모든 난파선을 일괄적으로 보호 구역화할 경우, 다이버들이 발견한 유물을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은닉하는 과거의 관행이 되풀이될 것을 우려했다.
영국 주변 해역에는 수만 척의 난파선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중 약 4분의 1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 당시 침몰한 것으로 추정된다. 스쿠버 다이버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난파선 대다수가 당시 군사적 목적으로 운용되거나 전시 물자를 수송하던 선박들인 만큼, 이번 조치는 해양 탐사 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