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서부 해역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통해 수중 석조 구조물을 조사한 해양 고래학자들은 이 시설이 중세 시대의 가장 초기 형태의 고래 포획 시스템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러한 형태의 포획 시설은 1,100년 이상 된 역사적 문헌에서도 상세히 묘사된 바 있다.
해당 구조물은 베르겐 외곽 외이가르덴 군도의 텔라보그 인근 수로인 그린다순데트에서 발견되었다. 초기 소나 조사 결과, 해저를 가로질러 폭 9m, 길이 25m 이상 이어지는 거대한 돌무더기 벨트가 확인되었으며, 이는 인위적으로 배치된 것으로 파악되었다.
빙판 아래로 직접 잠수한 다이버들은 수중의 돌무더기뿐만 아니라, 지름 15m, 높이 4m 규모의 원형 돌무지 구조물이 존재함을 확인했다. 조사 결과, 벨트와 원형 구조물을 구성하는 각 석재는 당시 보트를 이용해 현장으로 운반된 뒤 바닥에 투하되어 조성된 것으로 밝혀졌다.
서기 900년경부터 전해지는 기록에 따르면, 당시 사람들은 고래를 비롯한 대형 해양 포유류를 좁은 수로로 몰아넣은 뒤 가두어 사냥하고, 이를 가공하여 식량과 자원으로 활용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목재와 돌을 매단 밧줄 등을 사용해 고래를 특정 구역으로 유도하는 포획 방식이 수세기에 걸쳐 이어졌다.
연구진은 그린다순데트의 수중 석조 구조물이 이러한 중세 시대 포획용 차단벽의 잔해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스칸디나비아 해안 지역에서는 바이킹 시대부터 중세까지 해양 포유류를 적극적으로 포획한 기록이 남아 있으며, 노르웨이 북부에서는 당시 고래 기름을 처리하던 시설로 추정되는 석조 구덩이 유적도 발견된 바 있다.
연구팀은 정밀한 분석을 위해 소나 스캐닝과 다이버들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사진 측량 기술을 동원해 3D 모델을 구축했다. 이번 발견은 아직 학술지에 정식 게재되지 않았으나, 2026년 관련 논문이 발표될 예정이다. 연구팀은 노르웨이 문화유산국의 지원을 받아 올여름 추가 현장 조사를 실시하며, 외이가르덴 지역 내 다른 포획 시설들에 대해서도 조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