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보호와 거리가 멀다고 여겨지는 모터스포츠와 산호초 복원 사업이 의외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2년 전 시작된 맥라렌 레이싱과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재단(GBRF)의 파트너십은 산호 산란 기회를 최적화하고 복원 작업의 효율을 기존보다 9배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번 협업의 핵심은 맥라렌의 레이싱 엔지니어들이 개발한 반자동 산호 파종 시스템인 '머신 원(Machine One)'이다. 기존 산호초 복원 방식의 가장 큰 걸림돌은 더딘 작업 속도였는데, 사람이 직접 산호 요람을 조립할 경우 개당 최대 90초가 소요되었다. 그러나 머신 원 시스템을 도입하면 같은 작업을 10초 만에 완료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주당 최대 10만 개의 산호 파종 장치를 생산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졌다.
맥라렌과 GBRF는 이 기술을 통해 현재 연간 10만 개 수준인 산호 이식 규모를 100만 개까지 확대하고, 동시에 비용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맥라렌의 관계자는 "레이싱에서 미세한 효율 개선이 고성능을 이끌어내듯, 산호 복원에도 동일한 철학을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즉, 시간 단축을 통해 혁신적인 엔지니어링 솔루션을 확장하고 생태계 보호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머신 원은 공장 내 테스트를 마치고 올해 산란기를 앞두고 타운즈빌에 위치한 국립 해양 시뮬레이터(National Sea Simulator)에서 본격적인 현장 시험에 돌입할 예정이다. 맥라렌의 가속 프로그램(Accelerator Programme) 엔지니어들은 서킷에서 수행하던 성능 테스트 과정을 해양 과학자들과 함께 진행하며 시스템을 최적화할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머신 원은 전 세계 산호초 지역에 배치되어 소규모 시범 사업에 머물렀던 산호 복원 활동을 범지구적 수준의 속도전으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된다. 두 단체는 복원 활동만으로 기후 변화의 영향을 완전히 상쇄할 수는 없으나, 효율성과 규모를 극대화함으로써 향후 수십 년간 산호초의 회복력을 강화하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열린 호주 그랑프리에서 맥라렌 팀은 오스카 피아스트리가 예선 도중 사고로 탈락하고 랜도 노리스가 5위를 기록하는 등 아쉬운 성적을 거두었으나, 해양 환경 복원 프로젝트에서는 훨씬 더 긍정적인 성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