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다이버, 홍해를 넘어 고대 이집트를 만나다
전 세계 다이버들의 버킷리스트로 꼽히는 이집트 홍해. 그러나 이집트까지 와서 홍해의 푸른 물속만 경험하고 떠나는 것은 이 위대한 문명의 절반만을 보는 것과 같다. 환상적인 M/V 그랜드 씨 익스플로러(M/V Grand Sea Explorer) 리브어보드 투어를 마친 후, 많은 다이버들이 이집트의 숨 막히는 육상 문화유산을 탐험하는 여정을 선택하고 있다. 본 기사는 홍해 다이빙과 이집트 육상 투어를 결합한 특별한 여행에 대한 생생한 기록이다.
그랜드 씨 익스플로러를 통해 기획된 이 육상 투어는 리브어보드 전후에 선택적으로 추가할 수 있는 맞춤형 프로그램이다. 여행자의 희망에 따라 카이로 또는 룩소르에서 며칠을 보내거나, 아스완이나 아부심벨을 방문하는 등 자유롭게 일정을 구성할 수 있다. 이번 여정은 후르가다에서 시작해 룩소르, 아스완, 아부심벨을 거쳐 카이로에서 마무리되는 일주일간의 핵심 코스로 짜였다. 우리가 마주하게 될 역사의 방대함은 도서관을 가득 채울 정도이므로, 이 짧은 기사에서는 여정의 하이라이트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룩소르: 나일강이 품은 고대 도시
후르가다에서 전용 차량을 타고 도착한 룩소르는 갈색의 메마른 땅 위로 솟아오른 오아시스처럼 나일강 동쪽 강둑에 자리 잡고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긴 강으로 알려진 나일강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흐르는 독특한 특징을 지닌다. 이 때문에 지리적으로 남쪽에 위치한 이곳이 '상부 이집트(Upper Egypt)'로 불린다. 룩소르에 도착하자 현지 가이드인 네르민 멜라드(Nermeen Melad)가 우리를 맞았다.
"하비비(Habibi)는 '내 사랑'이라는 뜻이에요. 이제부터 우리의 호출 신호죠. 붐비는 곳에서 제가 '하비비'라고 부르면, 여러분도 똑같이 대답해주세요."
룩소르 토박이인 네르민은 점심 식사와 나일강변에 위치한 슈타이겐베르거 나일 팰리스(Steigenberger Nile Palace) 호텔 수영장에서의 휴식을 마친 우리를 픽업했다. 그녀의 유쾌한 제안은 앞으로의 여정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카르나크 신전: 신들을 위한 거대한 건축물
우리의 첫 번째 목적지는 장엄한 카르나크 신전이었다. 네르민이 인파에 대비해 '하비비' 호출 신호를 제안했지만, 9월의 무더운 날씨 덕분인지 방문객은 예상보다 적었다. 여행 내내 기자를 사로잡은 것은 우리가 보는 모든 것의 엄청난 규모와 상상조차 하기 힘든 시간의 깊이였다. 카르나크 신전은 그 시작점이었다.
약 200에이커(약 81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이 거대한 신전 단지는 태양신 아문(Amun)과 그의 아내 무트(Mut), 그리고 그들의 아들 콘수(Khonsu)를 기리기 위해 건설되었다. 이후 수많은 파라오들이 자신의 흔적을 남기며 신전은 계속해서 확장되었다. 특히 기원전 1291년부터 1279년까지 통치한 파라오 세티 1세의 기여가 단연 돋보이는데, 바로 '대열주실(Great Hypostyle Hall)'이다. 이곳은 거대한 사암 기둥 134개가 숲처럼 빽빽이 들어서 있는 공간으로, 원래는 무거운 지붕을 지탱하기 위해 설계되었다. 각 기둥 꼭대기에는 연꽃 장식이 있는데, 닫힌 연꽃은 지붕의 무게를 지탱하는 구조적 역할을, 활짝 핀 연꽃은 순수한 장식의 역할을 했다고 전해진다. 수천 년의 세월 속에 대부분의 색은 바랬지만, 기둥 곳곳에는 한때 보석처럼 빛났을 화려한 색채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있어 고대의 영광을 짐작하게 했다.
룩소르 신전과 스핑크스의 길
하루의 두 번째 방문지는 룩소르 신전이었다. 이 신전은 카르나크 신전과 '스핑크스의 길(Avenue of Sphinxes)'로 연결되어 있다. 이름 그대로 길 양옆으로 스핑크스가 길게 늘어선 이 길은 현재 발굴이 완료되어 방문객들이 약 3km에 달하는 전 구간을 걸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무더위를 피해 차량으로 이동하는 것을 택했다.
룩소르 신전은 카르나크 신전보다 규모는 작지만, 그에 못지않은 감동을 선사한다. 기원전 1400년경 아멘호테프 3세(기원전 1390-1352)에 의해 건설이 시작되어 투탕카멘(기원전 1336-1327)에 의해 완성되었지만, 오늘날 가장 강한 시각적 인상을 남기는 것은 람세스 2세(기원전 1303-1213)의 추가 건축물이다. 입구를 지키고 있는 두 개의 거대한 파라오 좌상은 높이가 14미터에 달하며, 보는 이를 압도한다. 생전에도 이미 전설적인 인물이었던 람세스 2세는 100명이 넘는 자녀를 둔 것으로도 유명하며, 그의 이름과 흔적은 일주일간의 이집트 여정 내내 곳곳에서 다시 마주치게 될 것이었다.
나일강 서안: 왕들의 안식처
신전들로 가득했던 첫날이 지나고, 둘째 날은 무덤을 탐험하는 날로 계획되었다. 고대 이집트인들에게 태양이 지는 서쪽은 삶의 끝을 상징했기에, 나일강 서안에는 '왕가의 계곡'과 '왕비의 계곡'이 자리 잡고 있다. 가이드 네르민은 대부분의 관광객과 반대 순서로 일정을 시작하는 현명한 전략을 택했다. 인파를 피하기 위해 왕비의 계곡을 먼저 방문하기로 한 것이다.
그녀의 전략은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주차장에서 계곡으로 걸어 들어가는 동안 마주친 사람은 서너 명에 불과했다. 덕분에 우리는 고요하고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고대 왕족들의 영원한 안식처를 마주할 수 있었다. 이처럼 현지 전문가의 지혜 덕분에 여행의 질은 한층 더 높아졌다. 왕비의 계곡에서 시작된 서안 탐험은 앞으로 펼쳐질 왕가의 계곡에 대한 기대를 더욱 증폭시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