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3년 10월 11일, 짙은 안개와 산불 연기가 뒤섞인 악천후 속에서 슈피리어호의 해상 교통은 극도로 위험한 상황에 놓였다.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과속으로 항해하던 72.5미터 길이의 빈 벌크 화물선 허론턴호는 정반대 방향으로 향하던 126.8미터 길이의 만재 화물선 세투스호와 충돌했다. 세투스호의 선수 부분이 허론턴호의 좌현을 강타하면서 선체에 치명적인 파손을 일으켰다. 충돌 직후, 두 선박은 일시적으로 맞물리면서 침몰 직전의 허론턴호 승무원들에게는 생존을 위한 절체절명의 기회가 주어졌다.
두 선박이 충돌 후 맞물린 순간은 오대호 역사상 가장 극적이고 영화 같은 장면 중 하나로 기록되고 있다. 바로 이 사건이 허론턴호에 탑승한 모든 승무원을 구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허론턴호와 세투스호의 충돌 상황 (밥 맥그리비 삽화)
다음은 충돌 직후 전개된 전설적인 구조 과정이다.
선장의 순간적인 판단
세투스호의 선장은 허론턴호의 좌현을 들이받은 직후, 본능적으로 엔진을 후진시키는 대신 전속력으로 밀어붙이는 기지를 발휘했다. 세투스호는 자신의 거대한 선수 부분을 임시 나무 및 강철 마개처럼 사용하여 허론턴호의 파손 부위를 막아, 침수를 일시적으로 늦추는 효과를 냈다.
생존을 위한 사투
짙은 안개와 연기 속에서 두 화물선이 엉켜 붙은 상황에서 허론턴호의 승무원들은 구명보트가 내려지기를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그들은 찌그러진 선수 부분을 넘어 세투스호의 갑판으로 직접 건너갈 수 있었다.
혼란스럽고 끔찍한 상황이었지만, 세투스호 선장의 기발한 "마개" 덕분에 17명의 승무원 모두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었다.
대피 과정에서 승무원들이 아끼던 불독 한 마리가 미처 탈출하지 못하고 침몰하는 배에 남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동물이 갇힌 것을 깨달은 1등 항해사 딕 심펠은 즉시 자신의 목숨을 걸고 다시 허론턴호의 갑판으로 뛰어내렸다. 그는 이미 물이 빠르게 차오르는 선미 쪽으로 달려가 개를 구출한 뒤, 화물선이 깊은 물속으로 가라앉기 직전에 세투스호로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마지막 분리
승무원들이 모두 안전하게 대피한 후, 세투스호는 마침내 후진했다. 선수 부분이 분리되자마자 슈피리어호의 물이 맹렬한 기세로 허론턴호로 쏟아져 들어왔다. 불과 18분 만에 72.5미터 길이의 화물선은 차갑고 깊은 심연 속으로 가라앉았고, 생존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 묻히게 되었다.
Great Lakes Shipwreck Historical Society는 수심 244미터 지점에서 허론턴호를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