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출신의 테크니컬 다이버 루크 헤이바트(52)가 아일랜드 도니골 해안에서 수심 약 83m 지점에 위치한 ‘HMS 빅노르(HMS Viknor)’ 난파선을 탐사하던 중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레터케니 법원에서 검시가 진행됐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숙련된 다이버들이 함께 있었고, 장비 또한 정상 작동했으며 신속한 응급 구조 조치가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비극을 막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고가 발생한 2024년 7월 22일, 헤이바트는 동료들과 함께 난파선 탐사를 계획했다. 이들은 앞서 HMS 오데이셔스(HMS Audacious)와 SS 엠파이어 헤리티지(SS Empire Heritage) 탐사를 성공적으로 마칠 만큼 준비된 그룹이었다. 이번 탐사는 리브리더(rebreather)와 다이브 컴퓨터를 이용해 수심 83m에서 약 30분간 머문 뒤, 수 시간에 걸쳐 단계적 감압을 수행하는 고난도 테크니컬 다이빙으로 계획되었다.
검시 조사 결과, 다이빙 초기에는 별다른 문제 없이 순조롭게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상승 과정에서 헤이바트가 자신의 다이브 컴퓨터를 반복해서 누르거나 동료의 수신호에 반응하지 않는 등 불안한 기색을 보이기 시작했다. 수심 27m 지점에서 동료가 예비 호흡기를 제공하려 했으나, 그는 극도의 공포를 느끼며 계획된 감압 정지 절차를 무시한 채 급상승을 시도했다.
수심 12m 지점에 도달했을 때 헤이바트의 상태는 더욱 악화되어 창백해진 채 외부 도움에 반응하지 않았고, 곧 호흡이 멈췄다. 동료들은 그를 수면으로 이송하기 위해 긴급 조치를 취했으나, 수면 위로 구조된 이후 실시된 심폐소생술과 산소 투여에도 불구하고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법의학적 검토를 포함한 검시 결과, 공식적인 사망 원인은 익사로 판명되었으나 사건의 배경에는 ‘익수 폐부종(IPO)’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익수 폐부종은 물속에서 폐에 액체가 차올라 호흡을 방해하는 질환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에서 장비 오작동이나 가스 공급 문제, 외부 외상 등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으며, 모든 원인이 생리적인 요인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지었다.
데니스 매콜리 검시관은 "사고의 발단이 된 정확한 요인을 확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히며, 다이빙 직전 과도한 수분 섭취가 익수 폐부종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사고는 철저한 준비에도 불구하고 심해 다이빙에서 발생하는 복합적인 생리적 변수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