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뇌샤텔 호수 바닥에서 고대 로마 시대 선박의 잔해가 발견되었다. 오랜 세월을 거치며 선체는 부패해 사라졌으나, 선박에 실려 있던 화물은 놀라울 정도로 원형을 보존한 채 발견되어 고고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수습된 수백 점의 유물들이 보여주는 풍부함과 다양성, 그리고 탁월한 보존 상태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2,000년 전 당시의 일상적인 상거래 현장을 그대로 보여주는 소중한 자료로 여겨진다. 이번 발굴은 스위스를 비롯한 알프스 북부 내륙 수역 전체를 통틀어 전례 없는 독보적인 발견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발굴은 지난 2025년 3월, 현장의 잠재적 가치를 평가하고 유산 보존이라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탐사 다이빙과 초기 발굴 작업으로 시작되었다. 오아크(OARC) 측은 호수 바닥의 침식, 유람선의 닻 투하, 그리고 기물 파손 및 약탈 행위로부터 유물을 보호하기 위해 가장 취약한 상태의 유물을 우선적으로 수습했다고 밝혔다.
발굴된 품목 중에는 당시 이 지역에서 생산된 접시, 그릇, 컵 등 수백 점의 온전한 도자기 식기가 포함되어 있다. 또한 스페인에서 수입된 올리브 오일용 암포라를 비롯해 선원들이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각종 도구와 기구들도 확인되었다.
이와 함께 마차 부품과 잘 보존된 바퀴도 발견되었는데, 이는 스위스에서 발견된 로마 시대 마차의 유일한 사례다. 난파선 현장에서 추가로 발견된 칼은 당시 민간 상선이 군 호위를 받았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로마 시대에 뇌샤텔과 같은 호수들은 강을 잇는 수로와 육상 교역로를 연결하는 내륙 교통망의 핵심이었다. 당시 마차는 이러한 복합 운송 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해당 선박은 로마인들의 거주지를 잇는 호수 횡단 교통수단으로 활용되었으며, 고대 에부로두눔(현 이베르동레뱅)과 같은 주요 무역 거점을 연결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로마인들은 이 호수를 ‘라쿠스 에부로두넨시스(Lacus Eburodunensis)’라 불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