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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 다이버로서 바다에서 배운 정체성과 소속감

인도에서 성소수자로 살아온 저자가 스쿠버 다이빙을 통해 겪은 내면의 치유와 성찰을 담은 글이다. 수중 세계에서의 경험은 저자에게 고립된 정체성을 넘어 세상과 조화롭게 연결되는 새로운 감각을 일깨워주었다.

스쿠버타임즈

2026년 4월 29일 03:00
퀴어 다이버로서 바다에서 배운 정체성과 소속감

지난해 12월, 나는 34번째 생일을 맞이해 수년간 꿈꿔왔던 스쿠버 다이빙에 도전했다. 안다만 제도의 스와라지 드위프(하블록 섬)에서 생애 첫 다이빙을 마친 뒤, 다음 날 PADI 오픈워터 자격증을 취득했다.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인도에서 성 정체성을 숨긴 채 성장기를 보낸 나는 사회 속에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수십 년간 고군분투했다. 현재 34세가 된 나는 과거보다 내 정체성을 훨씬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자아를 찾아가는 긴 여정은 녹록지 않았으며, 이는 내 삶을 규정짓는 방식과 세상 속 나의 위치를 재정립하는 계기가 되었다.

2012년 델리에서 발생한 ‘니르바야 강간 사건’은 내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대학생 신분으로 촛불 시위에 참여하며 집단 행동이 변화를 이끌어내는 힘을 목격했고, 정체성이 어떻게 우리의 경험과 기회를 결정짓는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호기심은 학문적 탐구로 이어져 현재 나는 벵갈루루의 한 로스쿨에서 퀴어 인권과 정치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이 스쿠버 다이빙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또한 다이빙이 어떻게 퀴어적인 경험이 될 수 있을까.

내 삶의 최근 몇 년은 격동의 시기였다. 동성 연인과의 이별, 급격한 직업 변화, 그리고 예기치 못한 병으로 인한 투병 생활까지 겹치며 육체적·정신적으로 큰 시련을 겪었다. 건강을 회복한 후, 나는 스스로에게 도전하고 자유를 되찾고자 오픈워터 다이빙 프로그램에 등록했다.

처음 수면 아래로 머리가 잠기자 세상은 완전히 다른 푸른빛으로 물들었다. 시간과 공간의 감각이 무너졌고, 소리와 색채는 깊이에 따라 다르게 다가왔다. 빛이 굴절되며 산호초가 오색찬란한 빛을 뿜어냈고, 나는 중력이 존재하지 않는 듯한 무중력 상태 속에서 숨을 멈출 정도로 경이로운 자유를 느꼈다.

수중 세계는 기묘할 정도로 고요했지만, 그 안에는 ‘섬세한 회복력’이 존재했다. 말미잘 속에서 수줍게 움직이는 흰동가리, 해변에서 일광욕을 하듯 해저에 펼쳐진 불가사리, 철새처럼 정교하게 무리 지어 이동하는 물고기들의 모습은 평온하면서도 확고한 생명력을 보여주었다. 그 모습은 마치 거대한 콘서트와도 같았고, 나는 그 행운의 관객이었다.

잠수 초기에는 긴장으로 거칠었던 호흡이 시간이 지날수록 깊고 안정적인 호흡으로 변했다. 부력에 몸을 맡기며 나는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함을 느꼈다. 수면 위로 다시 올라오며 나는 "이곳에서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사회적 차별과 법적 제약 속에서도 퀴어 커뮤니티는 용기를 잃지 않고 적응해 나간다. 바닷속에서 느낀 고요함과 생명력은 사회라는 거대한 물속에서 스스로의 존재를 긍정하고 조화롭게 살아가는 법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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